강원도는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에 더해 환경, 농업, 산림 등 각종 규제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군사, 산림, 농업, 환경 등 4대 핵심규제의 총면적은 2만1890㎢로 도 행정구역 1만683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중삼중의 규제는 그동안 강원도의 발전을 옭아맸다.
불모지였던 강원도가 2023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시작으로 기회의 땅으로 바뀌고 있다.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강원특별법을 토대로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사만 지을 수 있는 절대농지를 도지사가 직접 해제할 수 있고, 국유림을 제외한 모든 산림의 허가 권한도 이관받았다. 군부대가 떠난 땅도 도지사 권한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환경부 장관의 권한이었던 환경영향평가도 도지사가 할 수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감자만 팔던 강원도가 아니다. 강원특별법을 근거로 규제를 털어내고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나아가는 중”이라며 “반도체, 바이오, 수소, 미래 차, 푸드테크, 방위산업 등 6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대 첨단산업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시작과 끝’으로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도민의 염원과 비전을 담은 강원특별법을 계속 개정해서 더 많은 지역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최대 성과는.
“미래산업, 교통, 체육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미래산업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변화를 이뤘다. 강원특별법을 통해 각종 규제를 해소하고, 6대 미래산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강원도는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교통SOC에서 큰 결실을 봤다. KTX 중앙선의 완전 복선화와 동해선 부산~강릉 구간 개통을 통해 교통망이 더욱 활성화됐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춘원선(춘천~원주) 연결을 통해 내륙종단철도가 구축될 예정이다. 대구·경북 지역과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을 포함한 1400만 인구의 초광역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다. 특히 강원 남부권의 숙원사업인 영월~삼척 고속도로 예타가 통과됨에 따라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졌다. 체육 부흥기를 맞았다. 강원FC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체육의 황금기를 맞았다. 청소년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3위로 성공적인 개최를 이뤘다.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는 강원 출신 선수들이 선전했으며, 전국체전에서 종합 7위, 메달 집계에서는 4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역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가.
“반도체, 바이오, 수소, 미래차, 푸드테크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전 세계가 달려드는 첨단산업에 우리가 발맞춰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2년 전만 해도 상상 못 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반도체, 바이오, 수소, 미래차 등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반도체는 9개 국비 사업에 2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원주, 춘천, 강릉 등 도내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 바이오 수소 산업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연어, 방산 산업은 지역 특화 사업으로 추진한다. 세계 최초로 전 공정이 집약된 연어 클러스터를 동해안권에 구축해 60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을 개척하겠다. 국방벤처센터 개소와 방위산업 클러스터 유치를 목표로 국방 반도체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사통팔달 수도권 강원시대’ 완성을 위한 레이스도 시작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철, ‘강릉~제진’ 동해북부선, 제2경춘국도 공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용문~홍천’ 광역철도, ‘삼척~강릉’ 고속화철도는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도청사 이전, 행정복합타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0년 만에 청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2022년부터 신청사 건립 운영 기금을 적립 중이다. 현재 868억원을 조성했다. 토지 보상 3개월 만에 절반 이상 보상을 마쳤다. 신청사와 배후단지인 행정복합타운은 10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 다른 지역의 도청 이전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배후도시 조성이 필수다. 신청사를 천년의 강원도를 대표할 새 얼굴로 우뚝 세우겠다. 앞으로 1년 동안 기본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에 착공, 2029년 준공하게 된다. 토지분양은 이제 30%만 남아있다. 행정복합타운 조성을 위한 구상과 검증도 마무리됐다. 이제 행정복합타운과 청사 건립을 위한 실행에 돌입하겠다.”
-도민과의 소통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도민과 변함없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해 나가겠다. ‘도민 속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도민들의 생업 현장에서 직접 함께하며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 취임 2주년 첫 일정으로 우체국 택배 상하차 작업을 했는데, 이때 도민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이미 1월에는 도시가스 검침원, 지난달에는 신용보증재단 상담원, 이달에는 황태덕장 근로자로 변신하며 도민과의 소통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목표는 무엇인가.
“도민 누구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강원 지역내총생산(GRDP)은 최근 몇 년간 많이 증가해 62조원을 달성했다. 도정 목표는 2032년까지 GRDP 10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4대 규제 해소와 미래산업 생태계 조성을 넘어, 이제는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를 본격적으로 실현할 때다. 강원특별자치도를 경제적 독립까지 완성하는 도시로 만들어가겠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