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이라도 더… ” 굶주리는 고난의 땅에 빵·복음 배달

입력 2025-03-19 05:07
국제사랑재단은 떡과 복음이 필요한 곳엔 어디든지 달려가는 사역을 감당해 왔다. 국제사랑재단이 필리핀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모습. 국제사랑재단 제공

복음의 또 다른 통로는 구제와 선교다. 공생애 기간에 복음을 전한 예수님의 시선은 늘 소외되고 연약한 이들에게 머물러 있었다.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팀 켈러(1950~2023) 목사는 복음이 반드시 사회 참여와 선교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것을 평생 실천했다. 그는 저서 ‘여리고 가는 길’(비아토르)에서 “요즘 그리스도인들은 어렵고 아픈 사람들을 돕는 일에 반대하지 않지만, 부차적 의미로 여긴다. 그러나 이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떡과 복음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2004년 10일 창립된 ㈔국제사랑재단(총재 김삼환·이사장 김승학·대표회장 김영진)은 ‘민족사랑 세계사랑’ 구호로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구제와 선교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재단이 사역하는 곳에는 떡과 복음이 함께 들어가고 있다.


재단의 대표 사역은 지구촌 결식어린이 지원이다. 재단은 2012년부터 국민일보와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을 겪는 결식 어린이들을 위해 ‘한 생명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사순절 기간에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금식 또는 절식해 보내온 후원금으로 어린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다. 분유와 사랑빵, 무료급식 등으로 사랑을 흘려보내고 있다.

북한 선교의 과제

재단이 창립 초기부터 정성을 들이고 있는 사역은 북한 선교다. 2006년 철판 손수레 철삽 등의 농업 기자재를 시작으로 결핵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위한 결핵약과 영양제를 지원했다. 수차례에 걸쳐 북한에 분유와 이유식을 보냈으며 중국에 빵 공장을 세워 사랑이 담긴 빵을 지원하고 북한 보육원 운영에 필요한 물품과 김장 김치, 석탄, 방한용품 등을 보냈다.

또 산림의 심각한 훼손으로 자연재해가 빈번한 북한에 묘목을 지원했다. 자연재해 등 긴급한 상황 시 담요와 라면, 밀가루 등을 전달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선교는 때로는 ‘널뛰기 사역’과 같다. 국내외 정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영현 재단 사무국장은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복잡해진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 선교의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실 것을 기도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선교 등 맞춤형 사역으로

캄보디아 교육사역 장면. 국제사랑재단 제공

재단은 캄보디아 러시아 필리핀 등 7개국 선교지에 선교사 14명을 파송·협력하고 있다. 복음이 현지인 삶으로 파고들어 갈 수 있도록 현지의 필요에 맞는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 연해주 라지돌리나에 소재한 러시아지부는 북한 선교의 전초기지다. 지부장 전영수 선교사가 통일을 준비하는 인재 양성과 러시아 목회자의 재교육을 위해 2010년 설립된 동북아연해주신학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직도 항공길이 막혀 왕래가 어렵다.

이 사무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방문해 대면 수업을 지속한 교수들과 한국에서 줌(Zoom)을 활용해 비대면 수업을 이어간 교수진 덕분에 40명이 참여한 신학교 수업이 지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지금까지 32명의 졸업생과 9명의 목회자를 배출했다. 이들은 러시아지부가 개척한 교회에서 사역 중이다.

캄보디아지부 선교는 비즈니스 사역 등 현지 맞춤형 사역으로 진행된다. 지부장 황진우 선교사가 프놈펜에서 목공기술학원을 설립해 목공과 용접 등의 직업 훈련을 통해 현지 청년들의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필리핀지부장 김현국 선교사는 민도로섬 등 소외된 지역에 30여개 교회와 기도처를 개척하고 현지 선교사를 양성해 교육하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개척 교회들이 연합해 초등학교와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지역사회와 협력해 매주 성경 말씀과 유익한 메시지를 전하는 교도소 사역도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의 초등학교 지원사역 현장. 국제사랑재단 제공

재단의 아프리카 선교는 케냐와 라이베리아에서 교육 및 무료 급식 사역 등으로 전개된다. 소장 정제호 케냐 선교사는 2014년 미전도종족 선교의 하나로 케냐 마킨두시내 외곽도시인 키신고에 마사이족 여학생을 위한 중학교를 설립했다. 이외에도 미주지회는 아이티의 농촌 지역 저소득층과 보육원 지원, 뉴욕 농아인교회와 멕시코 칸쿤 한글학교 사역 등을 감당하고 있다.

소외 이웃 위해 헌신한 이들 격려

재단은 2009년부터 2년마다 영곡(靈谷) 봉사대상 시상식을 열어 국가와 민족, 소외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영곡은 2007년 소천한 김기수 목사의 호다. 김 목사의 정신을 기념하며 해외선교사와 국내 사회봉사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이 사무국장은 “북한 선교에 대한 꿈을 품고 기도하다 재단의 설립까지 이어진 것은 하나님의 신실한 응답이었다”며 “특히 북한의 문이 열리기 전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해야 할 일을 찾는 데 부지런히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