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너게라고 하는
똑같은 별명을 가졌던 사람도
그분의 사랑으로 덮어져 버리면
사랑의 핵폭탄이 될 수 있는가
그를 바라보던 당신의 눈빛
사랑과 사명의 빛은 다른 것일까
그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사명보다 사랑이었을까
칼에 베이고 창에 찔리고
불에 타 순교하였던 제자들 사이에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밧모섬에 남아 계시록을 기록하였던
단 하나의 제자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머물 때
가장 가까이 곁에 두며
눈을 마주치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사랑의 사도,
따스한 인간… 요한.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요한은 사례 깊고 사랑이 많은 성격이었다고 전해진다. 형 야고보와 함께 예수의 부름을 받았으며, 예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제자로 알려져 있다. 다른 모든 제자가 순교로 생애를 마감했으나 요한은 에베소에서 고령으로 자연사하는 수(壽)를 누렸다. 그가 남긴 요한계시록은 바로 이와 같은 삶의 순탄한 과정과도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차별성에 대해 ‘사명’과 ‘사랑’이라는 서로 다른 어의(語義)를 통해 설명한다. 시인이 보기에 그는 ‘그분의 사랑’으로 덮여 ‘사랑의 핵폭탄’이 되었다. 그와 같은 성정(性情)은 불후의 업적으로 이어져서, 신앙적 실천에서도 ‘밧모섬에 남아 계시록을 기록’하는 일이 가능했다는 것이 시인의 인식이다. 시인이 그에게 부여한 최상의 수식어는 ‘따스한 인간 요한’이었다.
-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