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승부 치를 수도” “승리하자” 내부 결속 다진 여당

입력 2025-03-17 18:58 수정 2025-03-17 23:15
국민의힘 권영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주요 당직자 연수’에서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병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국 당원협의회 주요 당직자 800여명을 한자리에 모아 내부 결속을 다졌다. 이 자리에선 “큰 승부를 치러야 할 수 있다” “목숨 걸고 승리하자” 등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쏟아졌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당 조직을 바로 대선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지작업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주요 당직자 연수’에서 “목숨을 걸고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 똘똘 뭉쳐서 반드시, 뭐든지 승리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권 비대위원장은 “조금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당 지도부를 잘 믿고 따라와 달라”며 “우리 보수 정당이 실력과 품격에서 다른 당을 압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탄핵 국면에서 우리 당이 처한 상황을 불안해하는 당직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내부 단합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지도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조기 대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제 우리에게 또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큰 승부를 치러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이 다시 한번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특강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공세가 이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세력의 목표는 조기 대선을 통해 이 대표의 범죄를 덮는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우리 당이 통합되고 단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만에 하나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은 ‘히틀러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한 사람이 입법, 행정, 사법권을 모두 장악할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은혜 의원은 ‘재명학개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했을 때 만난 미국 조야 인사들이 ‘대북송금 사건’ 등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우려한 내용들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현행법은 배우자의 상속 재산이 5억원 미만일 경우 5억원을 공제하고, 5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법정 상속분 한도에서 최대 30억원까지만 공제하고 있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 배우자 상속세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 대표도 동의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정현수 정우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