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테크를 그룹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LG를 비롯해 국내외 투자사들의 클린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은 신규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클린테크는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면서 오염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환경 기술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스타트업과 신사업 발굴과 확대 기회를 모색하는 자사 프로그램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3기’ 참여 기업 18곳을 확정했다. 이 중 28%인 5곳이 클린테크 관련 스타트업이다. LG가 1·2기에 선정한 클린테크 기업 수를 합친 것과 같다. 첨단 스마트팜 솔루션을 구현한 ‘농업회사법인 아이오크롭스’, 전기화학 기반 탄소 포집 기술을 가진 ‘비욘드캡처’, 항균·항바이러스 기술로 공기와 물을 정화하는 ‘에이투어스’, 재활용 플라스틱 디지털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파운드오브제’, 수소 생산을 위한 고효율 기술을 내재한 ‘하이드로엑스팬드’ 등이 선정됐다. LG는 이들 스타트업을 주요 계열사와 연결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클린테크 시장 전망은 밝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클린테크를 비롯해 카본테크, 푸드테크, 지오테크를 포함한 글로벌 기후테크 산업 규모는 2016년 168억 달러에서 오는 2032년 148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중에서는 소풍벤처스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2024 임팩트클라이밋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지난해 개시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지난해 환경·사회·거버넌스(ESG) 투자에 적극적인 유럽 지역의 클린테크 기업 인수에 뛰어들었다. KKR은 지난해 이탈리아의 바이오 연료 생산 기업 ‘에니라이브’ 지분 25%를 29억4000만 유로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 들어 등장한 트럼프발 ESG 백래시(반발) 물결은 투자 위축 요인이다.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ESG 정책을 철회하면서 미국 금융권은 ESG 투자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초 ‘넷제로 자산운용사 연합(NZAMI)’에서 탈퇴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유럽연합(EU)의 ESG 관련 규제가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무역 조치를 통해 보복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VC업계 관계자는 “클린테크가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에서 유망한 것은 맞지만 트럼프 리스크로 당분간 사업성 검토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