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위믹스 해킹… 신작 흥행에도 못 웃는 위메이드

입력 2025-03-18 23:17
김석환 위믹스 대표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가상화폐 해킹 피해 관련 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가상화폐 위믹스 해킹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다. 90억원대 해킹 사건이 벌어지면서 2022년에 이어 또다시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논란에도 휘말린 상황이다. 업계에선 게임사의 코인 발행에 따른 법적·기술적 리스크가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위메이드 사옥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2월 28일 해킹 피해를 인지한 후 서버를 셧다운하고 상세 분석했다”며 “현재 가장 유력한 해킹 원인은 2023년 7월 중순쯤 한 작업자가 개발 편의성을 위해 공용물 저장소에 자료를 업로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 확실한 상황은 아니므로 그 외에 추가 침해 시나리오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위믹스 재단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2월 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했었다. 플레이 브릿지 볼트는 위믹스 전용 가상화폐 스와프 플랫폼이다. 재단에 따르면 신원 미상의 해커가 시스템에 약 2개월간 잠입했다가 코인을 빼돌렸으며, 탈취된 가상화폐는 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 여러 곳에서 매도됐다.

투자자들은 해킹 피해를 인지한 지 4일 만에 공지를 올린 재단의 행동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킹을 은폐하려는 생각이나 시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과 시장 패닉 등을 우려해 섣부르게 공지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시 관련 결정은 내가 했다. 잘못됐다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21일까지 서비스 완전 재개를 목표로 전사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킹 사고로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는 위믹스의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위믹스는 과거 유통량 조작 혐의로 상장 폐지된 전력이 있다. 위메이드는 가상화폐로 인한 잇단 사건·사고에 신작 게임 ‘레전드 오브 이미르’ 흥행에도 웃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