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참여 10명 중 7명 “성도 형편·사정에 관심”

입력 2025-03-18 05:06

한국교회는 대부분 소그룹 형식의 교회 모임을 운영하며 교인들에게 정서적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다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도움을 주는 교회 공동체 역할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 10명 중 8명은 한국교회가 ‘상대를 위한 중보기도’(복수응답)로 성도 간 상호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만남을 통한 위로’는 목회자와 성도 각각 79.5%와 71%가 응답해 그 뒤를 이었다.

교회에서 운영 중인 가장 큰 돌봄 사역은 소그룹(80.5%)이었으며, 중보기도 모임이 51.4%로 뒤를 이었다. 목회자들은 성도 돌봄을 위해 ‘소그룹 활성화’(62.6%)와 ‘심방·개인 상담’(62%)에 가장 중점을 두고 사역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돌봄·지원은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출석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교인에게 헌금 외 경제적 도움을 주거나 시간을 내어 도와준다’고 답한 성도는 48.2%로 절반에 못 미쳤다. 교회 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묻는 말에 성도 응답자의 70.3%가 ‘이야기 상대가 있다’고 답했으나,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나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39.5%와 17.6%에 그쳤다. 이야기 상대나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둘 다 없는 경우도 27%나 됐다.

교회 내 돌봄 체감도는 출석 성도 규모가 큰 교회에서 낮은 경향성이 있었다. 100명 미만이나 100~500명 미만 규모 교회의 성도는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지인이 있다는 응답률이 42% 안팎,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지인이 있다는 응답은 20% 수준이었다. 반면 500~1000명 미만 규모, 1000명 이상 규모 교회의 성도는 같은 질문에 대한 긍정률이 각 30%대, 10%대 수준에 그쳤다. 공동체성이 상대적으로 큰, 작은 교회에서 실질적 돌봄이 오히려 잘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소그룹 참여도가 높은 사람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는 응답 결과와도 연결된다. 출석교회 내 소그룹 리더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상대방 성도의 형편과 사정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 중 45.9%만이 그렇게 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도 40.4%나 됐다.

특히 지정헌금이나 시간을 내 교인을 돌보는 등 교회 내 도움이 필요한 성도를 직접 돕는 문화가 있는 교회에선 이웃 돌봄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았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소그룹 운영이나 돌봄 제도가 공동체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다만 응답자 10명 중 2~3명은 소그룹에 속해 있지 않다고 답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에 참석한다는 응답도 40% 수준에 머물러 효과적인 소그룹 활성화가 여전한 과제라는 점을 보여줬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