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선교단체 연합할 때 지속가능한 선교 이어갈 수 있어”

입력 2025-03-18 05:06
주승중(왼쪽) 주안장로교회 목사와 황덕영(오른쪽) 새중앙교회 목사,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좌담회를 갖고 한국교회 선교에 대해 대화하고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예수님의 대위임령(마 28:19~20)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이를 위해 교회와 선교단체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다. 현지인을 존중하고 섬기며 이들을 리더십으로 세우는 동반자 선교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는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법인이사장으로 취임한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와 KWMA 운영이사장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이 좌담회를 갖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선교 방향과 전략을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참석자 >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진행=강대흥 KWMA 사무총장

-최근 모로코와 프랑스 현지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안다.

주승중 목사=모로코에서 무슬림 선교 전략을 논의한 선교포럼에 다녀왔다. 기독교 국가였던 아프리카 24개국이 빠른 속도로 무슬림화 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국가마다 배경과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무슬림 선교에도 지역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랑스엔 북아프리카 프랑스어권 지역 복음화를 위해 방문했다. 프랑스 개혁교회 총회 본부에 선교 협력을 요청했는데 총회장이 “우리에겐 선교를 감당할 만한 사람이나 재정이 없고 현재는 살아남기에 급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구교회 상황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안타까웠다.

황덕영 목사=중요한 점은 유럽교회가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며 선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인프라 등 선교에 필요한 것은 모두 교회에 있다. 성도들을 선교 주체로 세워 선교단체와 협력해 가야 한다. 또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종족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에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선교 대상을 위해 기도할 때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까지 품는 비전도 갖게 된다. 교단과 교회 이름이 드러나는 선교는 효과적이지 않다. 모두 (선교적) 산모를 원하지만 산파 역할도 해야 한다. 이름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현지 교단과 교회가 선교 역량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을 비전으로 삼으며 전문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현지인을 세우는 ‘동반자 선교’란 무엇인가.

주 목사=우리 교회는 현지 교단과 협력해 현지 사역자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훈련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교회가 자체적으로 리더십 양성을 할 수 없기에 이를 지원할 경우 동반자 중심의 선교가 가능해질 것이다. 재정을 들여 건물만 짓는 선교는 오래갈 수 없다. 현지인을 리더십으로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황 목사=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보는 목회와 사역, 선교가 돼야 함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내 생각의 영역을 넘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인정하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파송 교회나 교단이 컨트롤 타워가 되는 게 아니라 선교지가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나님 나라 관점을 가진 선교사가 동반자적인 자세로 지원할 때 아름다운 선교가 될 것이다.

-지난해 유럽교회가 한국교회에게 동반자 선교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요청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황 목사=한국교회가 브리지 혹은 플랫폼 역할을 하면 좋겠다. 유럽교회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서 한국교회가 선교 어젠다를 들고 가서는 안 된다. 선교를 이뤄가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선교 전략보다 선교에 대한 태도부터 갖춰야 한다. 주려기보다 배우고 섬기는 자세로 그들 문화를 존중하며 그들의 필요에 응답하면 된다. 한국교회가 선교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생각도 내려놓자.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오직 주님만이 영광 받으시면 된다. 한국교회는 서구교회와 비서구권 교회를 연결하는 열쇠와도 같다. 경험이 풍부하지만 쇠퇴하고 있는 서구교회,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등처럼 영적으로 부흥하지만 역사적 경험이 부족한 비서구권 교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이다.

-교회와 선교단체는 각각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나.

주 목사=교회와 선교단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선교의 주체이신 하나님이 선교하시기 위해 세워진 기관이 교회다. 교회는 목회 중심적으로 사역이 이뤄지지만 선교 역시 교회의 존재 이유이기에 선교 전문가와 협력해 선교사들이 사역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황 목사=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달란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선교 전문 영역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선교적 자원은 교회 안에 있는데 정작 성도들이 자신의 선교적 역량을 묻어둔다면 하나님께 칭찬받을 수 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교회가 규모나 여건, 환경이 안 되더라도 성도 개개인에게는 선교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반드시 전문성 있는 선교단체와 협력해야 한다. 또 교회와 선교단체가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을 이루어야 한다. 목회는 선교적 목회로, 선교는 목회적 선교로 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모든 목회자와 교회는 선교적 토대 위에 있으며 모든 성도가 선교인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목회와 선교가 함께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도 선교사로 사셨다. 우리도 협력하고 연합해 아름다운 선교를 이뤄야겠다.

-선교적 목회에 대해 부연한다면.

주 목사=우리 교회의 경우 매주 금요일 저녁 금요성령기도회를 여는데 매달 마지막 기도회는 선교사를 위해 열린다. 연계하고 후원하는 선교사들의 기도제목을 받아 온 교인이 함께 집중해 기도한다. 우리 교회와 상관없는 선교사도 초청해 현장 사역과 간증을 듣는다. 이런 시간을 통해 성도들은 선교가 교회의 중요한 사역임을 생각한다.

황 목사=현재 우리나라에는 260만 이주민이 살고 있다. 내가 있는 곳이 선교지이다. 삶의 자리가 선교적 삶이라는 것을 목회자들은 강조해야 한다.

정리=조승현 김아영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