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한 달 새 72% 늘었다. 평균 매매가는 1억원 올랐다. 대치동에선 6억원 이상 상승 거래도 나왔다.
서울시는 잠삼대청 일대 아파트 291곳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토허제 해제 후 30일(2월 13일~3월 14일) 평균가격이 28억2000만원으로, 해제 전 30일(1월 14일∼2월 12일) 평균보다 1억원(3.7%) 올랐다고 16일 밝혔다. 거래량도 토허제 해제 전후로 77건 증가(107→184건)했다. 분석 대상을 ‘국민평형’ 전용 84㎡로 좁히면 평균가격은 27억원이다. 토허제 해제 전 평균 26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2.7%) 상승했다.
가격 폭등 사례도 포착된다. 강남구 대치동 롯데캐슬 105㎡(1층)는 지난 5일 24억9000만원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18억1000만원)보다 6억8000만원 올랐다. 래미안대치팰리스 94㎡(5층)도 지난 8일 45억원에 거래돼 6억원 올랐다.
서울시의 설명은 1주일 만에 온도차가 느껴진다. 서울시는 토허제 해제 전후 22일간 실거래 설명자료에서 “전용 84㎡ 거래량은 해제 전후 1건 증가(35→36건)했고, 평균 매매가격도 26억9000만원에서 27억1000만원으로 상승률이 미미하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기간을 토허제 해제 전후 8일만 넓혀도 거래량과 평균가격 급등이 두드러진다. 서울시는 “예의 주시하겠다”고 입장을 변경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4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과도하게 오르면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열 양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0% 올랐다. 송파(0.76%) 강남(0.69%) 서초(0.62%)가 폭등한 것은 물론 외곽 지역인 도봉(-0.02→0.01%)과 강북(-0.02→0.03%)이 상승 전환했다. 하락에서 보합 전환한 노원·중랑을 빼면 23개 구가 전주 대비 상승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3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6537건) 이후 6개월 만의 5000건 돌파다.
금융 당국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지역의 가계대출 추이를 집중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권 가계대출 선제 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추이 등을 지역별로 세분화해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남 3구 외에도 강동구를 포함한 동남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별 거래를 파악해 토허제 해제가 가계대출 수요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방침이다. 시기도 주간 단위로 좀 더 촘촘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토허제 해제 효과로 4~5월 가계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출 신청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연초 마이너스로 전환했던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3000억원 불어났다.
권중혁 김용헌 황인호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