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테슬라 제친 자율주행 기술

입력 2025-03-17 01:21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완전 자율주행차 '로이'.

현대자동차 출신 엔지니어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스타트업이 테슬라보다 높은 자율주행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테슬라를 훌쩍 밀어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2024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국내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11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13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한국 자율주행 기업이 2년 연속 순위권에 오른 건 이 회사가 유일하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2018년 현대차 출신 엔지니어 4명이 설립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51대의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고 있다. 자율주행 누적거리 약 57만㎞를 달성했다. 택시형 자율주행인 ‘로보택시’보다 버스처럼 탈 수 있는 ‘로보셔틀’로 한국형 대중교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약 520억원이다. 순위에 오른 기업 가운데 가장 적은 금액이 투자됐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기술력은 정부 정책 기반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해외 합작법인을 세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로보셔틀이라는 대중교통 시장을 공략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앱티브와 합작해 만든 자율주행 회사 모셔널은 5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을 지휘하는 포티투닷(42dot)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1위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가 차지했다. 웨이모는 미국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등 4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30년까지 웨이모가 10억 마일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2위는 중국 기업 바이두, 3위는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가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위 가운데 18개를 미국(15개)과 중국(3개) 기업이 싹쓸이했다.

테슬라는 20위에 턱걸이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를 6월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의 호언장담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