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냥 쉰다’ 인구 6개월 연속 최대치

입력 2025-03-16 18:46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30대 인구가 6개월째 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고용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0대 이하 ‘구포자(구직포기자)’ 증가세에 이어 30대 역시 증가 흐름이 뚜렷해졌다. 그나마 취업을 해도 좋은 일자리가 아니다. 20대 이하 청년들은 취업을 해도 4명 중 1명꼴로 취업 시간이 짧은 ‘단기근로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경기 침체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연속으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쉬었음 인구는 경제활동인구 조사 대상자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이다.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9월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17.0% 늘어난 32만4000명이 ‘쉬었음’ 인구였다. ‘쉬었음’ 인구 증가세는 이때를 기점으로 지난해 말까지 4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증가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줄지 않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6개월 사이 4.5~4.8%대로 이 역시 역대 최고치 기록을 찍었다.


30대 쉬었음 인구 증가는 20대 이하 증가세와 맞물리며 고용 시장이 더욱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20대 이하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늘어났다. 지난달에는 50만4000명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으로 20대는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30대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거론된다. 지난달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20대 이하 취업자는 93만6000명으로 20대 이하 전체 취업자(355만7000명)의 26.3%였다. 기업들이 경험이 부족한 20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아 단기일자리 비중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30대는 일자리 유경험자가 많지만 옮길 만한 좋은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째 줄고 있다.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규모는 지난해 2만명 선이 붕괴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일단 경기 상황 악화로 채용 시장이 막혀 있다”며 “여기에 채용 전 자발적으로 쉬거나 눈높이에 맞는 직업이 없어 잠시 쉬는 경향이 늘어나는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