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닫힌 문 뒤에 숨겨진 하나님의 길

입력 2025-03-18 05:06

사도 요한은 유배를 간 밧모섬에서 핍박받는 성도들과 교회들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했습니다. 어느 날 동굴 안 어둠 속에서 강력한 계시의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계 3:7) 이 말씀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여전히 길이 있음을 확신시키는 선언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 빌라델비아 교회에 보내는 말씀입니다. 교회의 지체 된 우리 각자가 거대한 벽 앞에 선 것 같은 고난의 시기를 통과할 때 명심해야 할 중요한 교훈들을 전해줍니다.

첫째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계속 기회의 문을 열어 주십니다. 앞선 7절의 ‘열린 문을 두었으되’라는 표현에서 헬라어 원문의 시제는 과거 완료입니다. 그 의미는 영어의 현재 완료처럼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 지금까지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앞에 열린 문을 두셨고 지금도 끊임없이 열린 문의 기회를 계속 주고 계십니다.

고난의 시간을 통과할 때 구호처럼 외쳤던 문구가 있습니다. ‘사방이 막힌 것 같아도 하늘은 열려 있다!’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의 섭리라는 신비 속에 나를 향한 기회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사실을 신뢰하기 바랍니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구속해 낼 것인가 아니면 그냥 흘려보낼 것인가는 나의 반응에 달려 있습니다.

둘째 내 앞에 열린 문은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열어 두신 문입니다. ‘열린 문’이라는 표현이 수동태로 쓰였습니다. 유대인 출신의 신약 저자들은 하나님의 역사를 지칭할 때 주로 수동태를 사용했습니다. 내 앞에 열린 문은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열어 두신 문입니다.

미국의 목사이자 작가인 존 오트버그는 열린 문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 ‘의미 있는 삶이라는 미지의 모험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통로’ ‘선한 일을 함으로써 우리 삶에 영원한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유례 없는 기회를 상징하는 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셋째 열린 문 앞에서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영혼에 해악을 끼치는 습관이 바로 비교입니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작은 능력이나 규모를 비참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작은 능력을 갖추고서도 주님의 말씀을 지키며 주님의 이름을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른 더 큰 교회보다도 주님의 칭찬을 들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교회 된 우리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다 아십니다. 우리는 좌우를 보지 않고 자신의 달란트대로 신실하게 열린 문을 향해 걸어가면 됩니다. 나의 연약함 때문에 의기소침하며 열린 문 앞에서 머뭇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연약함 때문에 주님을 의지하면 됩니다.

우리가 매일 열린 문을 향해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한 가지가 있습니다. ‘내가 오늘 만나는 바로 그 사람을 이롭게 해주겠다’는 삶의 목표로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오늘 만나는 바로 그 사람이 열린 문입니다. 그 관계를 통해 또 다른 열린 문, 또 다른 기회가 반드시 열립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문을 열어두셨습니다. 믿음으로 열린 문을 향해 담대히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조우현 목사(서울로교회)

◇서울로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으로 ‘서울로 세계로 미래로’ 비전을 가지고 다음세대를 신앙과 실력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로 양육하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조우현 목사는 서강대와 총신대 신대원,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 석·박사 통합 과정을 거치고 2018년부터 서울로교회 담임으로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