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청년 지원, 교회·NGO·지자체 협력 땐 시너지 효과

입력 2025-03-17 05:05
게티이미지뱅크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김대우(가명·24)씨는 어릴 때 찾아온 집안의 불행으로 지금껏 힘겨운 삶을 꾸려 나가고 있다. 학업을 지속해 꿈을 이루고 싶지만 가진 돈이 적고 어머니를 부양해야 해 꿈을 포기할 판이다. 김씨는 “그동안 삶의 어려움을 어떻게든 버텨 왔지만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6일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가족돌봄청년(19~39세)은 63만2584명으로 추산된다. 같은 시기 가족돌봄아동 및 청소년(9~18세)은 17만1787명이다. 가족돌봄청년 및 청소년은 치매, 정신질환, 장애, 질병 등이 있는 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이들을 가리킨다. 민소영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돌봄청년은 빈곤 가구에 속할 가능성이 크고 사회적 경제적 결핍을 나타내는 박탈지수 역시 높다”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지원은 민간과 공공에서 이뤄진다. 민간의 경우 아동 및 청소년 관련 NGO와 일반기업들이 의료비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우리금융그룹 우리펀드서비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아대책이 협력한 ‘With 우리펀딩프로젝트’가 있다. 공공의 경우 보건복지부 주도의 ‘일상돌봄서비스’가 도입됐다. 이를 통해 재가돌봄, 가사, 병원 동행, 심리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교회도 가족돌봄청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충북 청주주님의교회(최현석 목사)는 ‘사랑의나눔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돌봄청년 등 취약계층에 무료로 생필품을 나눠주기 위해서다. 교회에서 발행한 상품권을 교우들이 취약계층에 지급한다. 그러면 해당 상품권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 사역을 기획한 주서택 청주주님의교회 원로목사는 “사랑은 흘러가야만 완성된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책임 중에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향한 책임이 있다. 사랑의 책임의식을 감당하기 위해 이 사역을 한다”고 말했다.

부산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도 가족돌봄청년을 포함한 취약계층에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종훈 호산나복지재단 국장은 “성경에선 고아와 가난한 자들을 도우라고 말씀하신다”며 “긍휼한 마음으로 섬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원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교회가 NGO,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회가 갖는 실천적 측면과 NGO 및 지자체의 전문성이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수진 기아대책 국내사업본부 팀장은 “교회는 지역사회와 밀착해 있기에 지원 대상 발굴에 용이하고 기금 형성, 인력 지원도 가능하고, NGO와 지자체는 일정한 체계를 갖고 전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NGO, 지자체와 한국교회가 연합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