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옥이 비처럼 내릴 것”… 예멘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습

입력 2025-03-16 18:38 수정 2025-03-16 19:27
미국 중부사령부 소속 군함에서 15일(현지시간) 예멘의 후티 반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지시해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군사작전으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상 제안을 거절한 이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서 “나는 오늘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해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행동을 하라고 미군에 명령했다”며 “(그들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선박·항공기·드론을 상대로 끊임없는 해적 행위, 폭력, 테러 활동을 벌여 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지시로 미국 군함과 전투기가 예멘 전역의 레이더와 방공시설을 공격했다. 후티 측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예멘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로 홍해와 아덴만으로 이어지는 국제 해상교통로를 위협해 왔다. 하마스와도 연계해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서방 선박 등을 무차별 공격했다. 지난 4일 미 국무부는 후티 반군을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미군의 이번 공습은 후티가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박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는 “압도적이고 치명적인 무력을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티 반군을 향해 “너희들의 시간은 끝났다. 공격을 오늘부로 끝내라. 그만두지 않으면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지옥이 비처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또 이란을 향해 “후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최근 이란에 핵 프로그램 협상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이란이 핵무기를 얻는 것을 막기 위해 협상하기를 원하지만 이란이 거부할 경우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