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사람들과 교감하지 못해 외롭고 힘들어

입력 2025-03-17 05:04

Q : 인간관계가 어렵습니다. 맡은 일은 잘 처리하며 인정받지만 사람들과 깊이 교감하지 못해 힘들고 외롭습니다.

A : 인간관계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법입니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은 외부 자극에 쉽게 지치고, 감정과 생각을 혼자 정리하는 경향이 있어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부정적인 관계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관계 맺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관계 자체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같은 경험이 반복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 중에서도 인간관계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은 혼자서 처리할 수 있지만 관계는 둘 이상의 상호작용이 필요하기에, 관계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관계보다는 업무 능력을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뒷순위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관계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에 의해 관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창조됐으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 사랑하도록 명령받았습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인간관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합니다. ‘발 넓은 인간관계’는 친밀도가 떨어지는 관계일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과 얕은 관계를 맺기보다는 소수와의 친밀도를 높이는 것이 더 큰 충족감을 줍니다. 둘째 관계 안에는 ‘나’도 있고 ‘너’도 있어야 합니다. ‘나’를 지나치게 희생해서도 안 되며 ‘너’가 없는 일방적인 관계도 건강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내가 상대를 더 많이 배려해야 할 때도 있고, 반대로 거리를 두거나 먼저 다가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라는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너’라는 존귀함은 유지하는 관계를 향한 자세입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 어렵더라도 열린 마음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정푸름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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