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누가회 선교팀이 살린 태국인 가족, 감사의 마음 전해… “의료선교의 사명 지원 위해 기부하고 싶어”

입력 2025-03-17 05:03
천안충무병원 응급의료센터 최일국 교수가 지난달 9일 태국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쓰러진 태국인 남성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모습. 최 교수 제공

한국 의료선교단체의 발 빠른 응급 처치로 살아날 수 있었던 한 태국인의 가족이 깊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누가회(CMF)는 지난달 9일 해외 선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태국 방콕의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심정지에 빠진 한 남성 환자를 우연히 만나 심폐소생술을 진행, 맥박을 돌아오게 했다(국민일보 2월 20일자 35면 참조).

이 남성의 형 에카린 자이말라이는 지난 1일 주태국 한국대사관 SNS에 올라온 해당 뉴스를 보고 감사 댓글을 달며 CMF 의료진을 수소문했다. CMF 태국선교팀 의료팀장으로 당시 공항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던 천안충무병원 응급의료센터 최일국 교수도 이 댓글에 “환자가 회복 중이어서 다행이다. 계속 기도하겠다”고 응답했다.

태국인 남성의 형이 주태국 한국대사관 페이스북에 동생의 생명을 살린 의교선교단체 한국누가회(CMF)를 찾고 싶다는 글을 올리고 최 교수가 이에 답변을 한 내용. 주태국 한국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자이말라이는 16일 국민일보와 SNS 메신저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CMF 의료팀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동생이 뇌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현재는 집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생이 현재 간단한 단어로 의사를 밝힐 수 있고 사람을 알아본다면서 “동생의 의식이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상태가 계속 호전되고 있다. 100%는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이말라이는 특히 위험에 빠졌던 동생이 CMF를 만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CMF 의료팀이 동생에게 시기적절한 응급 처치를 해준 덕분에 뇌 손상 정도가 상당히 줄었고, 지금과 같은 회복이 가능했다”며 “현장에 있었던 모든 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CMF가 태국 등 해외에서 의료 선교를 펼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면서 “CMF의 사명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하고 싶다. 그런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앙인이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돕는 것이 보상을 원하고 하는 행동이 아님을 잘 안다”면서도 “친절을 베푼 이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은 우리 문화이며, 특히 생명을 구하는 것과 관련된 경우는 더 그렇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나님께서 그 남성에게 은혜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재활을 통해 완전하게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당시 자동 심장충격기(AED)를 찾아주는 등 함께 응급 대처를 한 용인소방서 은성용 소방교는 지난 6일 용인특례시의회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