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를 품은 프로야구 이적생들이 새 유니폼을 입고 비상을 꿈꾼다.
지난 시즌 종료 직후 KT 위즈에서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된 투수 김민은 SSG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8회 구원 등판한 뒤 첫 타자에 볼넷을 내줬지만, 내리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SSG 관계자는 13일 “김민이 합류하면서 노경은, 서진용, 조병현 등과 함께 필승조의 무게감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김민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하던 자원이었다. 1군 통산 153경기 344⅔이닝을 던지며 22승23패 24홀드 평균자책점 5.12를 남겼다.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트레이드였지만 곧바로 새 환경에 적응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김민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투수 오원석도 반등을 준비한다. 오원석은 KT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원석은 2020년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된 유망주였다.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통산 27승34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이적 후 이강철 KT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5선발로 낙점됐다.
삼성 외야수 홍현빈은 방출의 아픔을 딛고 기량이 만개할 조짐이다. 2017년 KT에서 데뷔한 뒤 이렇다 할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방출됐다. 삼성이 그를 끌어안았다. 홍현빈은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홍현빈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1군 선수단 2차 스프링캠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될 정도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팀에도 잘 녹아들었다. 삼성 관계자는 “스프링캠프에선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하지만, 홍현빈은 특히 열심히 했고 잘했다”면서 “주장 구자욱을 비롯해 선수들이 홍현빈이 적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잡아줬다”고 전했다. 홍현빈은 외야 백업 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이적생 중 가장 몸값이 높은 KIA 타이거즈의 조상우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다. 구원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했다. 그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 9시즌 동안 343경기 33승25패 88세이브 54홀드를 남기며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연말 KIA는 2026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2장과 현금 10억원을 키움에 주고 조상우를 데려왔다. 올해 연봉 4억원에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의 몸이 되는 걸 감수한 영입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