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바뀌는 한국선교… 이주민 사역·파송 훈련 참가 늘었다

입력 2025-03-13 03:01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체류 외국인 300만 시대를 맞아 국내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선교 비중이 늘어나는 등 선교 대상과 방식에 다양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선교사 고령화 현상은 여전히 지속하고 있지만 선교사 파송 훈련 참가자가 크게 늘어 1000명을 넘어선 점 등은 희망적인 요소로 분석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12일 서울 동작구 KWMA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한국선교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말까지 228곳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한국 국적의 장기선교사(2년 이상)는 모두 2만1621명이었으며 파송 국가는 171개국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국내 선교단체가 파송한 타 국적의 외국인 선교사가 986명으로 1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타 국적 선교사 수는 2022년 910명, 2023년 95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 선교에서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고 융화하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지인을 파송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선교 비중이 커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국내 이주민 대상 장기선교사는 전체의 4.2%로 2023년 3.9%보다 0.3% 포인트 늘어났다. 국내 이주민 국적별로는 중국동포(105명)를 대상으로 하는 선교사가 가장 많았고 이어 다민족(93명) 등 14개 국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현철 KRIM 원장은 “국내 이주민 선교 사역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직 일부지만 그 선교의 열매로서 자신의 문화권으로 파송되는 타국적 선교사도 있다”며 “이들은 자신의 현지 네트워크와 문화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장기선교사 10명 중 7명 가까이는 50대 이상(69.25%)인 반면 30세 이하 선교사는 6.51%에 불과해 고령화 현상이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선교사 평균 연령은 53.9세로 조사가 처음 진행된 2020년(52.1세) 이후 매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단기선교사와 단기선교 활동 등에서는 청년들의 참여가 높았다. 지난해 1년 미만 단기선교 활동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7297명으로 이 가운데 20대가 69.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선교 교육과 훈련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변화로 꼽힌다. 지난해 정기 선교 교육에 참여한 선교 관심자 중엔 20대가 22.2%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선교사 파송 훈련 참가자 수는 1046명으로 전년도 760명에서 280명 넘게 늘어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했다. 훈련 참가자는 2020년 676명, 2021년 598명, 2022년 698명에 그쳤다.

홍 원장은 “전년 대비 50·60대의 비율만 소폭 늘어나고, 기타 연령대는 모두 감소한 양상”이라며 “그러나 자비량 선교와 단기 선교 활동, 선교사 파송 훈련 등이 증가하는 것은 한국 선교 운동 지속성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