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배민)이 포장주문에 대해서도 6.8%의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점주들은 늘어나는 수수료 부담에 반발하고 있다. 배민배달이 아닌 배달대행사를 쓰는 ‘가게배달’의 ‘울트라콜’ 광고 서비스가 폐지된 것도 점주들의 불만을 높인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포장주문을 ‘픽업’으로 리브랜딩한다고 12일 밝혔다. 애플리케이션(앱)에도 음식배달 배너 우측에 픽업 배너를 배치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할인 혜택, 업주 지원 등 연간 약 300억원을 투자해 포장주문 서비스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결국 수수료 수익을 더 올리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배민은 2020년 포장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년간 수수료 무료정책을 유지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였다. 이후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유료 전환을 유예해왔다. 쿠팡이츠는 포장주문 수수료를 받지 않고, 요기요는 7.7%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입점업체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경기도 양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영명(37)씨는 “배민을 아예 탈퇴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그는 “포장주문 서비스는 운영비가 배달서비스보다 덜 들 텐데 무슨 기준으로 수수료를 6.8%로 책정을 했는지 그 기준에 대한 설명조차 없다”며 “없는 돈을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 결국 음식값을 올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은 플랫폼을 거치는 만큼 이용요금을 내는 건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배민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정책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개발·운영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도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투자구조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연간 300억원을 투자해 포장주문이 활성화되면 점주 분들의 매출도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트라콜 폐지 논란도 진행형이다. 울트라콜은 가게배달 점주들이 월 8만8000원만 내면 깃발 1개를 꽂아 원하는 지역에 가게를 노출시켜주는 정액제 광고상품이다. 오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폐지된다. 울트라콜을 쓰던 점주들이 기존 가게배달 방식을 유지하려면 주문 1건당 6.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오픈리스트’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배민배달로 넘어가도 정률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울트라콜을 쓰던 점주들은 수수료 부담이 커지게 된다.
다만 울트라콜 폐지에 대한 여론에는 온도 차가 보인다. 울트라콜 비중이 높은 지방에서는 주문 발생 지역이 한정돼 깃발꽂기 경쟁이 심한 경우가 많았다. 정률제가 이득일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자영업자·시민단체는 울트라콜 폐지와 관련해 배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이주한 변호사는 “‘오픈리스트’에 가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가게배달’을 더 사용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이번 정책 변경은 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