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도 부담… 분양가 평당 3000만 첫 돌파

입력 2025-03-13 00:17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3.3㎡당 3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포함된 영향이 크지만, 원자잿값이나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올해 분양가는 전반적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황과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실제 분양 공급도 줄고 있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120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3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월(1628만원)과 비교해 약 2배 상승했고, 이전 최고 분양가인 2474만원(2024년 8월)보다 600만원 이상 높다.

지난달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대폭 감소했는데, 서울 강남권에서 고가의 신규 분양이 이뤄지면서 전체 평균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지난달 전국 일반분양 물량은 1631가구였고, 대표 부촌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래미안 원페를라’가 포함됐다. 원페를라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음에도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22억∼24억원대로 높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엄 등 정치적 이슈, 명절 등으로 연초 분양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의 분양 여부에 따라 전국 평균 분양가가 오르내리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아파트 분양가는 올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기본형 건축비를 인상 고시하는 등 간접공사비, 노무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양은 줄고 있다. 분양가 상승이 예비청약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신중을 기하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의 불확실성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전국에 민간 아파트 총 3704가구가 공급돼 전년 동기(2만660건)보다 82.1% 줄었다. 올해 1월(3497가구)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2월 기준으로 2020년 집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분양시장 침체가 극심했던 2023년 2월(6324가구)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분양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며 “정권에 따라 아파트 분양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지원책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