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쇼핑 사내이사 복귀… 경영 일선서 ‘그룹 살리기’

입력 2025-03-13 00:43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신 회장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의 경영 일선에 서면 주요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내수 침체 등으로 유통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고강도 쇄신을 기치로 내건 신 회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4일 서울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 안건이 정기주총에서 통과되면 신 회장은 다시 롯데쇼핑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신 회장은 2020년 3월 롯데쇼핑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했었다. 롯데쇼핑은 정기주총에서 강성현 대표(부회장)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원재 롯데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25일 개최할 예정인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영구 롯데그룹식품군HQ 총괄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앞세워 사업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의 비상경영은 크게 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핵심사업 정리와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 구조 안정화 작업,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계열사별 본업 경쟁력 강화다. 이번 사내이사 변경은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현장 경영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도 서부지역 푸네시에서 열린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노리는 롯데웰푸드의 인도 현지 식품 사업을 점검하고, 사업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신 회장은 인도 출장 기간 중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과 미팅을 하고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신 회장이 앞장서서 재정비를 추진하는 롯데그룹이 경영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리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했지만, 전반적으로 사업 진행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신 회장의 쇄신 의지가 강한 만큼 실적 반등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 보수를 둘러싼 논란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 중 최고 연봉자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117억8900만원을 받았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8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서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비판받는 부분이다. 신 회장은 이런 여론을 의식해 지난해 말부터 롯데지주 임원들과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고 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