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숙원 사업인 천안 축구종합센터가 올해 가을 완공을 목표로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긴 재정 문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정 회장은 12일 충남 천안 축구종합센터 공사 현장을 찾아 “축구센터가 아시아 축구의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천안 축구센터는 대한축구협회와 천안시가 공동으로 투자해 짓고 있는 47만8000㎡(14만5000평) 넓이의 축구 종합시설이다. 무상임대로 사용했던 파주NFC의 사용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축구협회가 찾은 새 보금자리다.
축구센터는 정 회장이 지난 축구협회장선거에서 내세웠던 핵심 공약이다. 총 11면의 축구장, 스타디움, 실내 축구장, 숙소동 등을 조성해 각급 대표팀 훈련뿐 아니라 유소년 육성, 지도자·심판·의무트레이너 교육 등을 수행하는 종합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완공 일정은 이미 1년 이상 늦어진 상태다. 박일기 천안 축구센터 건립추진단 총괄팀장은 “현재 기준 공정률은 65%”라며 “주요 건축물의 구조는 완성됐고, 잔디 이식 시기 등을 감안하면 가을엔 모든 준비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구센터에서 실제 대표팀 훈련이 이뤄지는 시점은 올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재정 문제도 넘어야 할 암초 중 하나다. 축구협회는 축구센터 건립으로 예상했던 예산이 물가 상승으로 불어나자 지난해 300억 원가량의 추가 대출을 받으면서 비판받았다. 정 회장이 지난 선거 기간 축구센터 완공을 위해 50억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재정적 걸림돌은 아직 남아있다.
정 회장은 “어제 하나은행에서 900억원 여신 승인이 떨어져 이번 주 내로 문체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절차를 마무리해 대표팀이 내년 월드컵 준비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센터가 문체부의 집중 감사 대상인 만큼 완공 과정에서의 잡음도 최소화해야 한다. 쟁점은 스타디움 건물에 축구협회 사무실이 입주하는 것이다. 앞서 문체부는 보조금이 쓰이는 공적 건물에 축구협회 사익을 위한 시설이 들어서면 안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관련해 보조금 환수와 280억원의 제재금을 징수하겠다는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사무실도 공적 공간으로 볼 수 있지만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 보조금이 투입되지 않는 기숙사동에 사무실을 입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