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 “30일 휴전 합의”… 트럼프 “푸틴도 동의하길”

입력 2025-03-12 18:28 수정 2025-03-12 18:29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휴전하는 데 11일(현지시간) 합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도 휴전에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뜻을 모으면서 3년 넘게 이어지는 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 뒤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이고 임시적인 30일간의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며 “미국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상호적 조치가 필수적임을 러시아에 전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즉시 정보공유 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지원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협정도 조만간 체결될 전망이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확장하고 장기적 번영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자원을 개발하는 포괄적 협정을 가능한 한 신속히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나면서 극도로 악화됐던 양국 관계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트럼프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탱고는 둘이서 춰야 한다. 푸틴도 동의하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면 75%는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는 이를 문서화하고 영토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으로 초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관건은 러시아의 수락 여부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제 우리는 이 제안을 러시아에 전달할 것이며 러시아가 이를 수락해 평화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은 러시아 측으로 넘어갔다”며 “러시아가 가능한 한 빨리 이 제안을 수락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다음 단계인 실질적인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포로 교환과 억류된 사람들의 석방 등 여러 사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전투를 멈추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전쟁이 끝날 것인가’에서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로 이동했다.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는 이날 오후 연설을 통해 “미국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우리가 그런 조처(30일 휴전)를 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러시아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미국이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우크라이나의 포괄적이며 정의롭고 항구적 평화를 위한 긍정적 전개”라고 환영했다.

러시아 정부는 일단 휴전할지 말지는 외부가 아닌 자국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