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작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지구와 첫 교신

입력 2025-03-13 01:06
한국천문연구원과 나사(NASA)가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스피어엑스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위쪽 사진) 로켓에서 분리돼 궤도로 향했다. 스페이스X·NASA 제공

한·미 우주당국이 공동으로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스피어엑스는 향후 25개월간 3차원 우주 지도 제작을 위한 데이터를 관측하는 등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스피어엑스는 12일(현지시간 10일) 오후 12시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12시52분 발사체에서 분리돼 태양동기궤도(고도 650㎞ 지점)에 도달했다. 1시30분에는 항공우주국(NASA) 근우주 네트워크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지상국 센터와 처음으로 교신했다.

스피어엑스는 NASA와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우주망원경이다. 지상에서는 보기 힘든 적외선을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체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관측해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스피어엑스는 발사 후 37일간 초기 시험 가동 상태에 들어간다. 이 기간 동안 정밀하게 자세를 제어하고 자체 복사 냉각시스템을 통해 영하 210℃ 이하의 망원경 운영 온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을 시험하는 작업과 첫 시험 관측이 함께 진행된다. 이후 스피어엑스는 25개월간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에 14.5바퀴 공전하며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임무 기간 중 운영·관제는 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제트추진연구소가 총괄한다.

한국 측 연구를 지휘한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와 전천 분광 목록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계 천문학자들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천체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성공적인 발사는 인류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인 우주 초기의 빛 탐색과 은하의 형성 과정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한국의 우주과학 분야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