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에서 뛰고 있는 쿠바 출신 외국인 거포들이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레오는 통산 최다 득점자로 올라서기까지 5점만을 남겨뒀다. 여자부 GS칼텍스의 실바는 여자부 최초로 2시즌 연속 1000득점에 도전한다.
11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레오는 현재 V리그에서 6619점을 쌓아 통산 득점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6623점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철우 해설위원과 격차는 4점에 불과하다. 박 위원이 지난해 은퇴했기에 레오가 앞으로 5점만 추가하면 타이틀의 주인공이 바뀐다. 레오는 12일 삼성화재전에서 이 기록을 거머쥘 것이 유력하다.
레오는 명실상부 V리그의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V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는 동안 기복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타점 높은 공격과 지치지 않는 체력이 그의 강점이다. 공격 부담이 큰 외국인 선수치고 잘 다치지도 않아 뛰어난 경기 소화 능력을 자랑한다. 유일하게 발목 부상을 당했던 2021-2022시즌에도 레오는 겨우 6경기만 빠지는 데 그쳤다.
1990년생으로 올해 35세의 나이지만 기량은 여전하다. 올 시즌엔 현대캐피탈로 이적하면서 팀을 ‘절대 1강’ 자리에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현대캐피탈에선 나머지 공격수들의 화력이 고루 좋은 만큼 공격점유율 부담을 덜면서 예년보다 득점 수가 줄었지만, 그럼에도 득점 2위(640점), 공격 4위(52.84%), 서브 4위(세트당 0.34) 등을 기록하고 있다.
여자부 GS칼텍스의 실바는 여자부 최초로 두 시즌 연속 1000득점 달성에 도전한다. 현재 921점으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실바는 지난 시즌에도 1005득점을 기록했다. 남은 3경기에서 79득점 이상을 올리면 여자부에서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두 시즌 연속 1000득점은 남자부에도 단 두 명만 보유한 진기록이다. 레오가 삼성화재 시절 2013-2014시즌(1084득점)과 2014-2015시즌(1282득점) V리그 역대 첫 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KB손해보험에서 뛰었던 케이타가 2020-2021시즌(1147득점)과 2021-2022시즌(1285득점) 이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실바는 팀이 최하위로 처져있는 상황에서도 홀로 빛났다. GS칼텍스는 현재 7위(승점32·10승23패)로 6위(승점 35·11승23패) 페퍼저축은행과 ‘탈꼴찌’ 경쟁 중이다. 만약 GS칼텍스가 최하위를 확정하고 실바가 득점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역대 세 번째로 팀에서 득점왕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