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내와 결혼하며 저희 부부는 “1년간 신혼을 즐긴 후 아이를 갖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첫째 아들 서로가 찾아와 그해 여름에 계획했던 유럽 여행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첫째가 네 살이 되던 해 둘째 아들 서유가 태어났습니다. 아내의 입덧이 첫째 때와는 정반대였기에 둘째는 딸일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간절히 원하던 남매를 주시는 줄 알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저희 부부는 남매 부모가 아닌 형제의 부모가 됐고 그 기대는 아쉬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셋째 서온이의 소식. 맞벌이 부부인 저희에게 셋째 임신 소식은 기쁨보다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내가 둘째의 육아휴직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임신 소식을 회사에 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잠언 16장 9절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는 말씀이 저희 부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계획보다 더 크고 완전한 길로 인도하고 계심을 깨닫게 됐기 때문입니다.
포기가 아니라 우리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담대하게 회사에 셋째 임신 소식을 전했습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국 회사의 이해와 격려 속에 막내 서온이가 태어났습니다. 아내는 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갔고 저도 회사에서 6개월간 아빠 육아휴직을 허락받아 올해 3월부터 휴직 중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처음으로 아빠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됐는데 이사장님을 비롯한 동료 직원들의 배려와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 가족에게 이 특별한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육아로 지친 아내를 위로하려 우리 집을 찾아오시고, 초대해 주셨던 교회 결혼 새내기 공동체의 집사님과 사모님, 매주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봐주신 주일학교 선생님 등 교회 공동체의 도움이 없었다면 삼형제를 말씀 안에서 키우는 것도, 저희 부부가 말씀 위에 바로 서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젊은 날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둘이 다섯이 되기까지 저는 수많은 포기와 실망, 두려움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가정을 인도하고 계셨음을 깨닫자 두려움은 기대와 감사로 변했습니다. 지금도 자녀를 양육하며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이 땅의 모든 부모님에게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이상훈 강예나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