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강남 집값 상승 과도하면 또 토허제 규제 검토”

입력 2025-03-11 00:25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노후임대주택 품질개선 시범사업 현장인 유원하나아파트를 방문해 재입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대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다면 또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노후 공공임대주택 품질개선 첫 단지 ‘홍제 유원하나’를 둘러본 뒤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다만 “거래된 물량을 정확하게 확인해 보면 보도는 너무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호가 위주로 보도되는 경향이 있는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꾸준히 예의 주시하면서 관찰해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이 된 곳은 사실 오를 수 있는 것을 인위적으로 규제를 해서 못 오르게 해놨던 곳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날 방문한 아파트와 관련해선 “서울에 오래된 임대주택 단지가 100곳”이라며 “올해 3개 단지를 전면 리모델링한다. 점차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하기 전에는 소규모로 조금씩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의 주거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아파트는 준공 20년 이상인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서울시 노후 공공임대주택 개선 사업’ 첫 수혜지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통해 임대주택도 민간이 분양하는 최신식 아파트와 동일한 품질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입주민과의 간담회도 진행했다. 한 입주민은 “불편했던 점들이 많이 고쳐졌느냐”는 오 시장 질문에 “100%, 200% 좋아졌다. 스프링클러도 잘 돼 있고 확 바뀌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는 이번 공사에 고급 자재를 사용했다. 각 세대에 단열 현관문과 고품질 창호를 설치했다. 주방에는 붙박이 형태인 ‘빌트인 세탁기’를, 발코니에는 리모컨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식 빨래 건조대’를 들여왔다. 보일러도 최신식으로 교체했다.

시는 어린이, 노약자, 휠체어 이용자 등을 위해 아파트 시설도 개선했다. 세대 내 현관과 화장실, 발코니에 미끄럼 방지용 타일을 설치했고, 문턱은 제거했다. 아파트 출입구의 경사도를 완화했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엘리베이터 버튼 위치를 낮췄다.

주민 커뮤니티 공간도 정비했다. 경로당에는 간이의자 등 고령자용 편의용품을 확충했다. 놀이터 바닥은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난 우레탄으로, 놀이터 놀이 기구는 신식으로 바꿨다.

시는 또 아파트 외벽과 복도 등을 흰색 위주로 칠해 밝은 느낌을 연출했다. 1층 출입구의 낡은 우편함을 새 제품으로 교체했고, 출입구에 주소를 안내하는 LED 표지판도 설치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