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중앙광장에서 9일(현지시간)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멕시코가 미국의 관세 부과를 막아낸 것을 자축하는 집회가 열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시민들의 “대통령, 멕시코” 연호 속에 연단에 올라 “다행히도 양국 간 대화와 존중이 승리했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성과”라고 말했다.
애초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4일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대응책이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셰인바움과 통화한 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적용을 받는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집회는 축제로 변했다.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인 셰인바움은 트럼프를 상대로 두 차례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연기시켰다. 그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캐나다와 달리 즉각 보복 조치를 선언하지 않은 채 미국이 원하는 마약과 불법 이민 단속에 답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해 왔다.
지난 2월에는 국경에 1만명의 방위군을 추가 파견하고 마약 카르텔 조직원 29명을 미국에 인계해 관세 부과를 유예시켰다. 3월 초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가 없다며 트럼프가 다시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셰인바움은 미국에 도착하는 펜타닐이 급감했다는 자료와 멕시코 정부가 제작한 마약 근절 캠페인 자료 등을 보내 설득에 나섰다.
멕시코 현지 매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취임 때 70%였던 셰인바움의 지지율은 지난달 85%로 상승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