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사진)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의 우크라이나 차단 가능성을 놓고 미국과 폴란드 외교 수장이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언쟁은 9일(현지시간)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시작됐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스타링크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군의 중추다. 내가 스타링크를 차단하면 우크라이나 전선이 모두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이 머스크의 글을 본인 계정에 공유하며 “우리 행정디지털화부가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이용료를 매년 5000만 달러(726억원)씩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침략의 피해자를 위협하는 윤리적 문제를 논외로 두더라도 스페이스X가 신뢰할 수 없는 서비스 공급자로 판명된다면 다른 업체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등장했다. 루비오 장관은 시코르스키 장관의 글을 공유하며 “말을 지어내지 말라. 누구도 우크라이나를 위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며 “스타링크가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오래전에 패전했을 것이고 지금쯤 폴란드 국경에는 러시아군이 있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미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동맹국 카운터파트에 각을 세운 것이다.
머스크도 시코르스키에게 댓글을 달아 “꼬마(small man)는 조용히 해라. 스타링크의 대안은 없다”고 맞받았다. 다만 머스크는 다른 엑스 이용자와의 대화에서 “내가 아무리 우크라이나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스타링크를 차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