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석 티켓 100만원에 팝니다” 임윤찬 인기 업고… 암표 기승

입력 2025-03-10 18:45 수정 2025-03-10 18:46
피아니스트 임윤찬. IMG아티스트 제공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의 공연에 암표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중고나라와 티켓베이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정가보다 최대 20배 비싼 암표 판매 글이 올라와 있다.

임윤찬은 오는 23~25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공연을 연다. 정식 리사이틀이 아닌 게릴라 성격의 이번 공연 수익금은 소아 환우를 위한 기부금으로 전달된다. R석 5만원, S석 3만원의 낮은 가격으로 판매됐던 티켓은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상가의 최대 20배에 달하는 100만원과 최대 17배에 달하는 50만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임윤찬의 고양 리사이틀 티켓을 판매한 티켓링크와 고양문화재단 홈페이지에는 티켓 예매에 실패한 사람들의 하소연이 올라와 있다. 특히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가보다 몇 배나 비싸게 팔리는 것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A씨는 “소아 환우를 위한 희망음악회가 ‘암표상들을 위한 한몫 땡기기’가 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공연 상황도 비슷하다. 임윤찬은 오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음악가로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리사이틀은 VIP석 12만원부터 B석 3만원까지 5단계로 티켓이 판매됐는데, 가장 싼 B석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최대 50만원에 팔리고 있다.

임윤찬은 6월 13일과 15일 LG아트센터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파리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 협연자로 선다. LG아트센터는 VIP 45만원부터 B석 12만원까지 5단계로 티켓 가격을 책정했다. 티켓베이 등에서 VIP석 티켓은 최대 160만원에 올라와 있다. 가격만 보면 역대 최고치다.

암표상들은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대거 사들인 뒤 원가에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얻어 왔다. 지난해 3월 공연법이 개정돼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거래가 전면 금지되고,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매크로 사용을 입증해야만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암표 근절이 쉽지 않다. 다만 이번에 중고나라 등에 올라온 임윤찬의 고양과 통영 리사이틀 티켓은 개인이 구입해 재판매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공연장과 제작사 모두 암표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잡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공연 당일 매표소에서 신분증 확인을 통한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