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강남교회(고문산 목사) 지하 1층 다누리홀에선 신나는 찬양 소리가 문틈 사이로 흘러나왔다. 36세 이상 장애인 성도로 구성된 밀알부의 ‘새봄 수련회’ 현장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6개 조로 나눠 앉은 성도들은 손뼉을 치며 찬양 인도자를 따라 찬양을 불렀다.
장애인부 담당 교역자인 김부림 목사가 ‘천국은 정말 있습니까’(요 14:1~4)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성도들이 말씀에 집중한 가운데 김 목사가 말했다.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 마음에 하나님 나라가 임합니다. 이 땅의 삶을 마무리할 때 우리는 완전하고도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가게 됩니다.”
설교 중간 농담을 하면 박장대소하기도 하고 진지한 메시지를 전할 땐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멘’으로 화답했다. 예배를 향한 성도들의 뜨거운 열정은 장애를 구분하지 않았다.
장애인 성도인 김창오(60) 집사는 “강남교회는 마음의 고향과 같다”며 “특히 교역자와 섬김이 분들이 너무 좋다. 현실적으로 장애인 성도끼리는 활동에 제약이 있는데 이들의 헌신으로 풍성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설교가 끝난 후엔 기도회가 열렸다. 섬김이와 성도들은 서로의 손을 잡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뜨겁게 기도했다. 점심 식사 후엔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됐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훌라후프 돌리기’ 등 다채로운 게임을 통해 성도와 섬김이가 함께 웃고 즐기며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신체적 정신적 장애는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듯 참가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15년째 밀알부 섬김이로 봉사하고 있는 이수권(61) 안수집사는 “장애인은 돌봐야 할 대상이 아닌 비장애인과 동일한 인격체”라며 “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모두 동등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처음엔 장애인을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였지만 이제는 제가 위로를 받는다”며 “시간이 흘러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기도해주는 친구 사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강남교회엔 나이별로 구별된 3개의 장애인 부서 있다”며 “장애인 사역을 교회의 비전으로 선포할 만큼 이 사역의 중요성을 전 성도가 이해하고 있는 점이 장애인 선교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