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증권사들 서비스 투자 안했나

입력 2025-03-10 01:07 수정 2025-03-10 19:01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에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전산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한국투자증권도 미국 주식거래 주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주식 매매 수수료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 정작 고객 주문 서비스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지난 5일 오후 약 3분간 나스닥 종목 주문에 차질이 생기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한투증권은 5일 오후 11시 공지사항을 통해 오후 6시부터 9시 20분 사이 주문을 낸 고객들에게 주문이 정상적으로 됐는지 확인해달라고 알렸다. 한투증권은 “현지 브로커 전산 문제가 발생해 다른 브로커를 통해 주문을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넥스트레이드가 개장 이후 서비스가 불안정한 증권사도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은 4일과 5일 이틀간 실시간 주문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문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주문을 다시 내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명확한 원인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금투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전산 시스템 설계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거래소를 위한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을 적용하는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실시간 잔고 조회가 안 된 것”이라며 “SOR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4일 넥스트레이드 종목을 선택할 때 수익률을 참조하는 일부 화면 업데이트가 지연됐다.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키움증권에 전산 서비스 장애에 대한 현황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10분 이상 전산업무가 지연될 경우 금융사고로 판단하는데 이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매년 빠지지 않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의 전산 관리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