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요즘 예배시간에 자주 지각하고, 주변인들과의 약속 시간을 놓치는 경우도 많아요. 공부를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또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요. 매일 늦잠자고 무슨 일이든 미루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너무 답답해요. 쌓여가는 이 게으름을 어찌해야 할까요.
A : 하하하. 너는 심각한데 웃어서 미안하지만 네가 그 나이 때 내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서 말이야. 그거 괴롭지. 그런데 죄기도 하고 말이야. 인간관계와 신앙생활까지 영향을 받는다니 네 나이 때 내 모습과 똑같구나. 그래서 귀엽기도 하고. 그래도 간단한 생각을 좀 해보도록 하자.
우리는 스스로 자주 “게으르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모든 일에 게으른 걸까. 밤낮 집에 누워 넷플릭스만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친구도 TV가 고장 나니 너무나도 빠른 움직임으로 서비스센터로 달려가더구나. 즉 TV를 고치는 일(그래서 자신이 더 즐거울 일)에는 엄청나게 부지런한 것이지. 그리고 하고 싶지 않은 일에 게으른 거야. 이건 굳이 게으름을 따지지 않더라도 우리의 기억력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아. 예컨대 세기의 천재라고 불리는 물리학자 존 폰 노이만도 수십 년간 거주한 집에서 접시가 담긴 찬장이 어딘지도 자주 잊어버렸다고 하니 말이야.
이 문제에서는 정직한 게 좋아. 네가 모든 영역에 다 게으른 걸까. 혹시 네가 좋아하는 야구경기 보러 가는 일이나 ‘어벤져스 엔드게임’ 보러 갔을 때 지각한 적 있니. 그렇지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문제는 단순히 ‘게으름’이 아닌 거지. 오히려 ‘네가 게으른 영역들’이 아닐까. 그것들을 잘 생각해보렴. 무엇이 문제인지 보이기 시작할 거야. 거기서 네가 회개해야 하는 문제가 나와. 모든 인간이 모든 영역에 게으른 경우는 극히 드물거든. 여기서 네가 무엇을 가장 사랑하고 가장 소홀히 여기는지가 드러나겠지. 만약 네게 게으른 영역이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섬기고 누리는 영역에 몰려 있다면 이 부분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면 어떨까.
이정규 시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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