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中대사관 “어떤 전쟁이든 싸울 준비 됐다”

입력 2025-03-07 02: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10+1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중국이 “어떤 전쟁이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의 경제성장을 자신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공식 엑스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이 전쟁을 원한다면 관세전쟁이든 무역전쟁이든, 다른 어떤 종류의 전쟁이든 우리는 끝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BC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이 내놓은 가장 강력한 수사 중 하나”라며 “최대 정치행사인 연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위해 지도자들이 베이징에 모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리창 국무원 총리가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년 연속 ‘5% 안팎’으로 제시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거듭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은 6일 전인대 경제부문 기자회견에서 “우리 제도는 장점이 있고 시장은 잠재력이 있으며 기업에는 활력이 있다”면서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중국은 관세전쟁으로 수출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내수 부양과 기술 혁신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정 주임은 소비 진작 특별행동 계획을 마련해 적극적인 소비 촉진에 나서고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 수소에너지 등 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국가 창업투자유도펀드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중국중앙TV(CCTV)는 지역·사회자본 등 1조 위안(약 198조원)을 유치해 20년간 운영하는 이 펀드를 ‘벤처캐피털 분야 항공모함급 펀드’로 소개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완화적 금융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지급준비율 및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현재 금융기관 지준율은 평균 6.6%로 인하에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CNBC방송은 “미국과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국내 소비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여 중국의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며 “목표를 달성하려면 훨씬 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홍콩 아시아타임스는 “5% 안팎 경제 성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도달 불가능해 보이는 수준의 경제적 활력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