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 김재준 목사님은 기독교를 ‘부활 신앙이요 생활 종교’라고 설명했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이 증언하는 부활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의 일상에 찾아오셔서 그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찾아오셔서 그들과 식사하신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특히 엠마오 글로바 집에서의 저녁 식사와 갈릴리 바닷가에서의 아침 식사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본문은 일상과 식사 자리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베드로를 포함한 일곱 제자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아침의 이야기이지요. 요한복음 21장은 ‘그 뒤에’라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두 번이나 찾아오셨습니다. 문제는 제자들이 부활의 증인다운 모습을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부활의 증인답게 세상으로 나가 부활하신 주님을 증언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도리어 그들은 낙심해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생업이었던 고기잡이도 실패했습니다.
처음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났을 때 빈 그물을 씻고 있었던 것처럼 같은 장소인 디베랴 바다에서 베드로와 제자들은 같은 실패를 반복했습니다. 밤새 그물을 내렸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실패가 일상인 삶의 자리로 돌아와 있던 것입니다.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무얼 잡았느냐.”
베드로와 제자들은 실패를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지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순종해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지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들어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빈 그물의 실패와 허무에 사로잡혀 있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은 그들의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를 잡게 하신 것입니다. 그 놀라운 사건을 통해 주께서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은 주님을 인식했습니다. ‘저분이 주님이시다’라고 외쳤고 그 말을 들은 시몬 베드로와 함께 바다로 뛰어내렸습니다. 육지까지 90m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주님께 빨리 나아가고 싶어 바다에 뛰어내려 헤엄친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도 그물을 끌면서 육지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제자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이 된 갈릴리 바닷가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주님께로 왔을 때 예수님께선 손수 아침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비록 그곳은 해변이었고 번듯한 집도 식탁도 준비돼 있지 않았지만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식사를 준비하셨고 제자들을 아침 식사 자리로 초대하셨습니다. 바닷가 식탁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자리였습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장소는 거룩한 성전도 아니었고 화려한 궁궐도 아니었습니다. 엠마오를 향해 길을 걸어가던 두 제자에게는 길에서 그들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들과 함께 걸으셨고 그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렇게 우리 일상에도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실패한 때도 찾아오시고 낙심한 순간에도 찾아오십니다. 주님은 우리와 함께 길을 걷고 식사하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일상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부활의 주님을 ‘나의 주님’으로 인정하는 부활신앙과 생활신앙으로 사십시오. 그래서 부활의 주님, 생명의 주님을 우리 삶을 통해 증언하십시오.
허정강 목사(광주한빛교회)
◇ 광주한빛교회는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교회입니다. ‘한빛’은 세상을 비친 하나님의 등불이며 큰 빛입니다. 한빛교회란 명칭은 교회가 하나님의 등불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광주한빛교회는 광주에서 하나님의 큰 빛 사명을 잘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