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 땐 내년 증원 0명… 총장協 공감대

입력 2025-03-05 23:55
전국 상당수 대학 의과대가 개강한 4일 오전 새 학기 수업을 시작한 대전의 한 대학 의대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을 3058명 뽑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모집인원은 의대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고 2027학년도 이후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하자는 의대 학장들의 요구를 수용한 모습이다. 다만 의대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와 의대 수업을 정상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의 총장 모임인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온라인 회의를 열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총장들은 2025학년도 4567명에서 1509명 줄어든 3058명을 뽑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3058명은 증원 전 의대 정원이다.

일부 총장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증원에 맞춰 교육 시설과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는데 피해가 크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다수 총장들이 ‘학생 없는 학교가 무슨 의미인가’라며 설득에 나섰다. 총장들이 3058명을 수용하면 의대 학장들이 의대생 복귀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으니 믿어보자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견을 보이던 총장들도 ‘의대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를 조건으로 긍정 검토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협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의견 차이가 거의 좁혀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2026학년도는 3058명으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2026학년도는 대학 총장 손에 달렸다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 범안심사소위는 의대 정원을 과학적으로 산출하는 ‘의료 인력 수급 추계위’ 설치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부칙에서 추계위에서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정하기 어려울 경우 대학 총장들이 정부와 협의해 정하도록 했다. 2026학년도 모집인원 결정 시한은 4월 30일로 추계위가 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3058명으로 동결한 이후 의대생부터 돌아오게 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