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내란우두머리면 이재명은 허위사실 유포범”

입력 2025-03-05 18:56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여야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수괴’ 호칭을 두고 격돌했다.

이 위원장은 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만약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라고 얘기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범’ 또는 ‘대북 불법 송금범’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 과정에서 나왔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라고 단정적으로 부르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런 논리라면 이 대표는 ‘법인카드 유용범’, ‘제3자 뇌물법 위반범’, ‘선거법 위반범’, ‘위증교사범’,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호응했다. 이어 “법적 절차를 거치고 있으므로 (내란 혐의가) 확정적이지 않고, (내란수괴 등 표현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내란이 아닌) ‘12·3 계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뒤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는데, 내란이 인용 부호도 없이 (언론에)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기사 작성 단계에서는 (내란이) 확정된 것처럼 하는 건 언론으로서 마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 위원장 발언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야 설전을 중단시키며 “(윤 대통령은) 내란수괴다”라고 단언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상임위장에서 결사옹위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도) 범죄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건데 확정적 사실처럼 얘기하고서 자기 당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맞서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이미 검찰 기소 내용에 포함돼 있고, 헌법재판소에서도 내란 우두머리라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데 이 위원장은 여전히 윤석열을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