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고 ‘힙’한 것을 향한 열망이 커지면서 평범한 건 뻔한 것으로 치부하는 게 많아지는 시대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도 어쩌면 뻔함의 영역에 가깝다. 저자는 첫 장에서 ‘이것은 뻔한 사랑 이야기다’라고 선언한다. 하지만 다음 장부터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반전이 채워져 있다. 애정결핍과 상처를 논할 땐 자극적인 가짜에 매몰돼 평범한 진짜를 패싱해 버리고 마는 우리네 현실을 꼬집는다. 약함을 드러내길 두려워하는 이들에겐 상처 입을 용기를 주문하며 다독인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못 먹어봐서 짜릿한 맛’이 아니라 ‘알고 있었지만 가슴을 치는 맛’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랑 레스토랑’ 셰프의 요리 수업을 듣는 것 같다.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