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 너도나도 AI 기업 찾는 정치인들

입력 2025-03-06 00:53

최근 정치권에서 국내 인공지능(AI) 기업 방문 경쟁이 붙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 추론 AI 개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AI 이슈에 부쩍 관심을 쏟는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6일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AI 업계와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다. LG AI연구원,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뤼튼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등 국내 주요 AI 기업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다. AI 기술 시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했다. 과방위 의원들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을 만나 AI 진흥을 위한 제도 개선 방향과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도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와 업계 관계자들의 AI 관련 대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딥시크 쇼크’에 따른 긴급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정치권 행보가 보여주기식으로 끝날 것을 우려한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5일 “정치권과 정부의 국내 AI 기업에 대한 관심이 1~2년만이라도 더 빨랐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껏 AI 개발은 민간이 주도했고, 정부는 규제하기 바빴다”고 꼬집었다. 네이버와 LG AI연구원은 지난 2021년 이미 자체 기술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했지만, 이후 딥시크처럼 주목받는 모델이 나오진 못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나 규제 완화가 적극적으로 수반됐다면 ‘K-딥시크’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라도 정치권 관심과 함께 정부의 AI 지원책이 나오는 건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1만8000장 규모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