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축가 리우지아쿤(68·사진)이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중국인이 받는 것은 2012년 왕수에 이어 두 번째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리우지아쿤은 1999년 고향인 청두에서 건축회사를 설립한 후 중국 현대 건축의 대형화·서구화·과잉화 유행에서 벗어나 섬세하고 절제된 작업을 해 왔다.
청두의 복합 상업·문화공간인 ‘웨스트 빌리지’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에는 지진 잔해물을 배합한 재생벽돌 건축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나무 숲에 자리한 루예웬 박물관, 쑤저우에 있는 황실벽돌박물관,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상하이 캠퍼스도 그의 작품이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리우지아쿤에 대해 “과거에 대한 향수나 모호함 없이 중국 전통을 혁신의 발판으로 삼았다”며 “역사적 기록이자 인프라, 경관인 동시에 놀라운 공공 공간이 되는 새로운 건축을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리우지아쿤은 “항상 물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열망해 왔다. 고정된 형태로 나만의 것을 내세우기보다는 지역 환경과 장소에 스며드는 건축을 지향해 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