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신앙적 안식처이자 군 신앙 전력화의 선봉에 선 군종 목사, 군목에 지원하는 신학생이 해마다 줄고 있어 군대 내 영적 돌봄의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종 목사 지원자는 2020년 155명이었다가 이후 142명, 100명, 91명으로 해마다 줄었고 지난해에는 77명까지 내려앉았다. 불과 4년 만에 지원자가 반 토막 난 셈이다. 군종장교는 기독교(가톨릭 포함)를 비롯해 불교, 원불교 성직자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종교별 정원은 각각 다르다.
국방부가 출제하는 ‘군종장교 시험’을 치르고 성적순으로 임관하는 개신교는 다른 종교 군종장교와는 달리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군승(불교)도 시험을 치르지만 최근 지원자가 거의 없다. 시험은 국어 영어 국사 윤리 일반사회 다섯 과목으로 구성된다.
군목 지원자가 줄어드는 건 신학대 경쟁률이 떨어지는 추세와도 관련이 있다. 무엇보다 목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낮게 보는 세태와 직결된다.
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강도사 고시 응시자는 424명으로 집계됐는데 2019년 795명이 응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감소세다.
예장통합 총회도 같은 해 목사고시 응시자 1000명 선이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무너졌다. 응시자는 997명으로 2019년(1447명)과 비교해 30% 넘게 줄었다.
석 달 후 전역하는 공군 대위 진주찬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변 전역 예정자 중 상당수가 개척이나 부교역자 청빙이 아닌 일반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목회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이런 결정이 많은 것 같은데 군종사관후보생 경쟁률이 시들해진 것도 목회자 지망생 감소라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해마다 적지 않은 수의 군목 합격생을 배출하는 장로회신학대와 총신대는 후보생에 대한 상담은 물론 별도의 시험대비반을 운영할 정도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교단들도 군목 후보생의 빠른 임관을 돕기 위해 '조기 목사 안수'와 장학금 지원도 하고 있지만, 지원자 감소를 막기 위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형편이다.
장신대에서 군목 후보생 훈련을 맡은 김성중 기독교교육과 교수는 "최근 들어 군종 목사로 헌신하겠다는 학생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 "신입생들에게 군종 목사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를 통해 지원자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 선교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군목들은 바뀐 시대에 맞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공군에서 영관급 장교로 복무 중인 A목사는 "우수한 신학생이 군목이 돼야 군선교의 희망적 미래를 그릴 수 있는데 그러질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교단과 군선교연합회 등이 장교와 목사에 대한 인기가 동반 하락하는 현실을 반영해 군목 후보생 발굴과 군목을 위한 더욱 세밀한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창일 이현성 기자 jangci@kmib.co.kr
군종 목사 지원자 4년새 반토막… 위기의 軍선교
입력 2025-03-06 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