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용서하며 삽시다

입력 2025-03-06 03:06

수년 전 미국 독립기념일이자 주일,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던 한국 학생 윤원준씨가 주일예배를 드리러 가던 중 백인우월주의자 벤저민 스미스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례식에서 그의 형은 “우리는 동생을 죽인 벤저민 스미스와 미국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용서합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말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고 용서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했습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이며 사랑의 뿌리는 용서입니다.

용서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남을 용서하는 문제를 예수님께 자문자답하며 일곱 번까지 용서하면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남을 세 번까지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베드로는 일곱 번까지 용서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490번을 용서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끝없이 무한정 용서하라는 의미입니다. 형제를 용서하는 데 있어서 한계와 정도를 설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조건 용서해야 하고 한없이 용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더 큰 죄를 용서받았기 때문입니다. 용서받은 사람은 마땅히 남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남을 용서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자신의 잘못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뉘우치지 않는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용서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치명적인 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용서해야 할 사람을 빨리 용서해야 합니다.

용서는 용서받을 수 있는 조건입니다.(막 11:25~26) 내가 다른 사람의 혐의를 용서할 때 하나님께서는 나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도 나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용서는 남을 용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내가 범하는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받을 수 있는 절대적인 조건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지 않고 정죄하신다면 우리는 온전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마땅히 남을 용서해야 합니다.

또 용서는 승자 인생이 되는 비결입니다.(창 45:1~15) 요셉은 자기를 노예로 팔아먹은 형제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세월이 흘러 형제들이 양식을 꾸러 왔을 때 그는 자신이 요셉이라며 형제들을 용서하고 위로했습니다. 요셉은 애굽의 국무총리가 됐기 때문에 이긴 자가 아니라, 형제들을 용서했기 때문에 진정으로 이긴 자가 됐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을 용서해야 합니다.

세상 모든 스포츠 경기에 승자와 패자가 있듯이 인간관계에도 승자와 패자가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남을 용서해야 합니다. 나에게 악을 행하고 해를 입히고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기 때문에 용서하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한 사람 같아도 남을 용서하지 못하고 응어리진 마음을 그대로 품고 사는 사람은 패자 인생이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 누구를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까. 이유와 조건을 따지지 말고 시시비비를 가리지 말고 먼저 손을 내미시고 용서하셔서 진정으로 이긴 자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조희완 목사(창원 월드미션교회)

◇경남 창원 월드미션교회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 속해 있습니다. 담임 조희완 목사는 전국목회자선교연합 대표와 ㈔미래목회포럼 정책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