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와 첫 통상 대면 협의… “조선·에너지·관세 등 5개 분야 협의체 구성”

입력 2025-03-04 18:47 수정 2025-03-05 00:06
안덕근(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달 말 미국 방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문제를 비롯한 조선·에너지 등 산업 협력 방안을 상시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국장급 협의체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안 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오른쪽) 상무장관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통상 당국 고위 관계자 중 최초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얼굴을 맞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번 방미 최대 성과로 부처·사안별 실무협의체 구성을 꼽았다.

4일 안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상무부·무역대표부(USTR)·에너지위원회 3개 부처와 조선·에너지·알래스카·관세·비관세를 논의할 수 있는 5개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면서 “방미 기간 앞으로 필요한 곳들과 협의체를 만들고 올 수 있어 좋은 협상의 출발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지난달 26~28일 미 워싱턴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등 미 행정부·입법부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장기간 이어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이 같은 협의 창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통상 당국의 판단이다. 안 장관은 “반도체, 바이오, 자동차 관세가 거론되더니 이제는 목재, 구리 얘기가 나오는데 앞으로 어떤 관세가 추가될지 모른다”면서 “(협의체를 통해) 나중에 다른 관세가 발표되더라도 향후에 더 협의해서 면제를 받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당장 이번 주부터 국장급 협의체 가동에 착수한다. 안 장관은 “국장급 카운터파트와 이번 주부터 협의를 진행하고, 이르면 다음 주에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에서 대면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에도 무게가 실렸다. 안 장관은 “미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우리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석유의 경우에도 보조금 지원 등이 가능하면 민간사업자가 석유 수입을 다변화할 여지가 있어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 공동개발에 대해서는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입장을 정하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지난 트럼프 1기 시절 각료들이 지닌 ‘한국은 중국의 우회 수출로’라는 인식을 타파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1기 당시 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던 인상과 지금의 경제산업 상황이 굉장히 바뀐 점을 설명했다”면서 “2023년 한국이 중국에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중 간 경제 관계가 (트럼프 1기) 당시가 아니라고 설명하니 미국 측도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