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5G 요금제 내놓은 알뜰폰… ‘1% 점유율’은 과제

입력 2025-03-05 00:13

정부의 알뜰폰 도매대가(통신사에 망을 빌리고 내는 비용)를 내린 이후 일부 알뜰폰 업체가 월 1만원대에 데이터 20GB(기가바이트)를 주는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인하 정책이 알뜰폰 사업자의 5G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지만, 유의미한 점유율 확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 3곳이 데이터 20GB를 기본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1만8000~1만9000원대에 자체적으로 만들어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확대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도매대가가 1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36.4% 인하됐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도매대가가 1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알뜰폰만의 경쟁력 있는 자체 요금제 출시가 촉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는 성숙기에 접어든 5G 시장 경쟁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5G 휴대전화 회선(3563만4775개) 중 알뜰폰 점유율은 36만5582개로 1.1%에 그쳤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98.9%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4G(LTE) 회선(2070만8146개) 중에서 알뜰폰 회선은 893만4471개로 43.1%로, 대부분의 가입자가 LTE에 편중돼 있다.

이번 정책에는 알뜰폰 업체가 자체 요금제를 출시해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갖추라는 취지도 포함됐다. 도매대가 인하 대상이 ‘수익배분(RS) 방식’의 LTE 요금제가 아닌, 데이터·음성 등 서비스별로 정해진 이유다. RS 방식이란 알뜰폰 업체가 통신사 요금제를 재판매하고, 소매가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정책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개선하기는 어렵고, 5G 요금제 확대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요금제는 대부분 LTE에 RS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수익을 위해선 해당 방식의 도매대가가 낮아져야 한다”며 “요금제를 자체 설계·운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