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 중심 ‘서비스 정부’ 돼야… 산업 성장 주체는 기업”

입력 2025-03-04 19:18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중심 성장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규제 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 정부론’을 주장하며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규제를 ‘원스톱’으로 제거하는 기관을 부처 수준으로 상설화하고, ‘기업성장 부총리’ 직위를 신설해 컨트롤 타워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경제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면서 대선 행보를 사실상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기업 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에 참석해 ‘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KOGA·KOrea Growth Again)’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기업이 성장하는 고비마다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장애물을 치워주는 서비스 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 성장을 주도하는 주체는 기업이고 그 기업이 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라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규제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부처 수준으로 신산업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해 불합리한 각종 규제를 늘 철폐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성장 부총리 직위를 신설해 장애물을 일괄 해결하게 하면 각종 규제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한국 경제가 성장률이 1%인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산업·노동 정책과 세금·금융 제도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질성장률 3%, 경상성장률 5%를 달성하게 되면 해방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는 국민소득 10만 달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방안으로 규제·세금·노동개혁과 연구개발(R&D) 투자, 금융 활성화 등을 꼽았다.

오 시장은 기조강연을 마친 뒤 서초구 영포빌딩에 위치한 청계재단에서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성장하려면 규제 개혁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규제만 너무 많고, 정치는 아날로그”라며 오 시장의 규제 개혁론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곧 출판될 오 시장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를 언급하며 “성장이 멈추다시피 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의 경제 비전에 대해 “서울시장이 하는 얘기를 넘어서 했다. 그런데 정치는 그런 것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스타트업이 유니콘, 대기업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을 돌파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는 기업이 어려운 것을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주 임무”라고 화답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