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업 이어 탈북민에 관심… “하나님은 나를 다듬어 사용해”

입력 2025-03-05 03:06
조용근 장로가 지난달 27일 세무법인 석성 본사 사무실에서 하나님과 함께한 나눔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평생 ‘세금쟁이’ 조용근 장로의 나눔 사역은 나이 80에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세청은 1966년 3월 3일 문을 열었다. 조 장로는 그해 20세 나이로 9급 공무원으로 입사해 대전지방국세청장까지 36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국세청에선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이후 한국세무사회 회장을 지내고 국세공무원교육원 명예교수,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러면서 ‘나눔 전도사’로 불릴 만큼 나눔을 실천했다. 서울 청량리 다일밥퍼나눔운동본부 명예본부장, 중증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석성1만사랑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재)석성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0년간 4600여명에게 35억여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장학사업은 1994년부터 무학자인 아버지 어머니의 가운데 이름을 따서 5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기금이 100억원에 달한다. 종잣돈에 덧붙여 세무법인 석성 본사와 10개 지사의 매출액 1%, ‘무교동 유정낙지’ 대표인 친구가 별세하면서 기부한 건물 덕분이다. 이를 통해 1년에 3~4억원씩 학생들에게 선행장학금을 준다. 이런 나눔과 섬김으로 지난해엔 제13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국민포장’을 받았다.

장학재단을 통해 태풍 피해를 입은 미얀마 양곤시에 8개 동의 학교 건물과 체육관을 지어줬다. 물이 없는 곳에 우물을 팠고, 컴퓨터 교실도 만들어줬다. 이런 인연으로 현지 유력 정치인들과도 친분이 쌓이면서 천연자원이 많은 미얀마와 한국 사이에 민간 외교관 역할도 하고 있다.

조 장로는 탈북민에게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북한 이탈 주민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달 27일 석성 본사에서 만난 그는 “국내 거주 탈북민이 3만4200명이고 여성이 80%에 이른다.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과 동남아를 경유,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으며 한국으로 들어온다. 그 과정에서 낳은 아이들은 현지 국적을 갖고 있어 탈북민 혜택을 전혀 못 받는다. 이들을 한국 사회, 한국교회가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삶은 교회 초청 간증 집회에서 많은 성도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조 장로는 “10살 때 만난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를 평생 다듬어 사용하고 계신다는 게 감격스럽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하나님은 항상 내 편이셨다. 그런데도 나는 하나님께 내 편이 돼주십사 하고 늘 기도했다”며 “지나고 보면 내가 하나님 편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했었다. 이런 이야기를 성도들에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