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로 돈 벌겠다” 수익화 포부 내세운 韓 통신사

입력 2025-03-04 00:26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 사업 포트폴리오를 담은 ‘피라미드 2.0’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3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쏟아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수익화를 염두에 둔 AI 에이전트(비서) 기능을 제시했다. 가성비로 세계 시장을 공략 중인 중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AI폰을 선보이며 새로운 경쟁을 예고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MWC 개막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및 AI 서비스 수익화 전략을 소개했다. SK텔레콤은 SK그룹과 파트너사의 역량을 결집해 데이터센터 건물 설계·시공부터 완공 후 최적화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고객 전용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한다. AI 컴퓨팅 능력이 필요한 스타트업·연구기관에는 모듈러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빠르고(최단 기간 3개월) 값싸게(통상의 70% 수준) 연산력을 제공할 방침이다. 유 CEO는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거점으로 준비하는 100㎿ 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 최신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올해 AI 기업 간 거래(B2B) 비서 ‘에이닷 비즈’를 출시하고 본격 수익화에 나설 계획도 전했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MWC 2025' 전시관에서 AI 서비스 '익시'를 통해 달라지는 2050년의 미래 생활상을 그린 '익시퓨처빌리지'를 선보이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AI가 실생활에 적용된 2050년 미래의 모습을 체험하는 ‘익시퓨처빌리지’를 MWC 전시장에 마련했다. LG유플러스 AI ‘익시’가 이용자에게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고,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하는 식이다. 노부부가 사는 가정에서는 일일 권장 활동량을 충족했는지 확인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주변인에게 알리는 기능도 있다. AI 비서 ‘익시오’는 매장의 예약 관리, 맞춤형 마케팅 등 소상공인의 일손을 돕는 기능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연내 익시오의 기능 일부를 유료화할 계획이다. KT는 맞춤형 AI 비서를 중심으로 한 ‘K-오피스’에서 미래 업무 현장의 모습을 제시했다. 시장 분석과 보고서 작성부터 고객센터 상담사의 업무 보조까지, AI B2B 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서비스를 소개했다.

중국 업체들은 AI 투자 계획을 속속 알리며 프리미엄 AI폰 시장 참전의 뜻을 내비쳤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스마트폰 제조업체 아너는 향후 5년간 AI 사업에 100억 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구글과 AI 비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샤오미 15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하이퍼OS 2’를 탑재해 AI 작문, 음성 인식, 이미지 편집 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샤오미는 개막 전날 프리미엄 스마트폰 ‘샤오미 15 울트라’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2억 화소 망원 카메라를 통해 최대 200㎜ 광학 줌이 가능하다. 샤오미 15 울트라의 현지 출시 가격은 1499유로(약 228만원)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울트라의 현지 가격(1459유로)보다 높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