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중국 시장 공략, 현대차 카드는 ‘친환경차’

입력 2025-03-04 00:21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모습. 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며 ‘톱3’에 오른 현대자동차그룹에게 중국은 여전히 난공불락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친환경차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중국시장은 초과 공급으로 대다수 자동차 제조사에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며 “현재 브랜드 가치 향상 기회를 찾고자 심층적인 시장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무뇨스 사장이 중국시장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 “현재 중국에서의 위치를 재조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자동차 12만5127대를 판매했다. 전년(24만2000대)도 판매량의 반토막 수준이다. 2016년 약 114만2000대를 팔아 정점을 찍었지만 이듬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악화했다. 이후 2020년 44만177대, 2021년 35만277대, 2022년 25만423대 등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중국시장에 재진출한 2021년 367대를 판매한 이후 2022년 1457대, 2023년 1558대, 지난해 1328대 등 매년 판매량이 200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로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NEV) 4종을 선보인다. 오는 9월엔 현지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투입한다. 투자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베이징자동차(BASIC)와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총 11억 달러(약 1조5884억원)를 투입한다. 중국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AI) 연구 개발에 중점을 둔 자회사 코모(CoMo)차이나도 중국 상하이에 설립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