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 전략 비축” 밝히자 비트코인 급등

입력 2025-03-03 18: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의 암호화폐 비축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다른 중요한 자산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 DA) 등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나는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 것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거나 정부 예산으로 구매해 일정 수준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유사시를 대비해 석유를 비축하는 것과 비슷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는 현재 시장가격 기준으로 약 180억 달러(26조3200 억원)에 해당하는 18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는 사이버 범죄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기관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암호화폐의 전략적 비축을 지시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24시간 전보다 9% 넘게 오른 9만4000달러대에 거래되는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이더리움과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가격도 모두 크게 올랐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는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에 대해 “범죄로 가득 찬 사기”라고 비판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재선 도전에 나선 이후엔 우호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해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관련 산업 육성을 약속했고, 9월 온라인 대담에선 “우리가 (가상자산 비즈니스를) 하지 않으면 중국이 하고 다른 나라가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