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메디컬센터, 한국과 원격진료 시스템 갖춰”

입력 2025-03-04 01:18
김상일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장은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으로 ‘H+ 하노이’를 환자 중심의 새로운 국제병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제공

“베트남 의사와 환자가 한국의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과 화상으로 만나 실시간 진료받을 수 있는 ‘한-베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H+ 하노이’의 강점입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인터내셔널 메디컬센터 헬스케어&폴리 클리닉 하노이(이하 H+ 하노이)’를 개원한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김상일 병원장은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H+ 하노이는 국내 의료법인이 현지 파트너 없이 해외 의료시장에 독자 진출한 첫 사례다.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하노이 오피스빌딩 7~8층에 3000㎡ 규모로 자리했다. 양지병원은 최첨단 의료장비 도입, 최신 인테리어 설계, 한국 전문의 및 현지 의료진 채용 등을 주도했다.

김 원장은 “베트남의 전반적인 의료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발전 속도는 빠르며 이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 도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높은 의료 수준과 만나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 법적, 윤리적 잣대가 한국과 비교해 유연한 편이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주 진료 대상은 베트남의 중상류층, 하노이에 진출한 국내 기업 주재원 등 한국 교민, 외국 주재원 등이다. 내과 외과 소아과 등 12개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하노이에는 약 7만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의 하노이 진출이 늘면서 건강검진과 건강 관리의 갈증이 높은 상황을 고려해 ‘토털 건강검진센터’를 개설했다. 중증 환자는 필요 시 국내 양지병원으로 이송해 수술 등 치료를 받게 한다.

지난달 22~23일 하노이 의과대학 의료진 등과 함께 베트남 바칸성 처돈현에서 의료 봉사하는 모습이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제공

김 원장은 “베트남도 전 국민 건강보험이 있지만 사실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중산층 이상 대다수 국민은 개인 사보험을 이용해 사립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며 “건강검진, 암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 등에 대한 지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베트남 정부도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간 병원과 외국계 병원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고급 의료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원장은 “단순히 병원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으로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환자 중심의 새로운 국제병원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 “앞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 등 다양한 병원 시장에 진입해 그 가치를 실현하고 발전시키는 ‘병원전문경영회사’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 지향점”이라고 귀띔했다.

양지병원은 대우재단과 대한병원협회 후원으로 지난달 22~23일 H+ 하노이, 하노이의과대학병원 의료진과 함께 하노이 북서쪽 160㎞ 떨어진 산악 지역인 바칸성 처돈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양측 의료진은 이틀간 550명의 지역민에게 다양한 검사 및 치료를 진행하고 의약품을 전달했다.

아홉 살 자녀의 손을 이끌고 온 황티 비엔(43·여)씨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아들의 심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한국 의료진으로부터 통증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의료 봉사를 실천하며 베트남의 근본적인 의료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